내 고구마는 어디로 갔을까 ?

작성자
조정희
작성일
2019-11-28 09:04
조회
3090
한때 고구마 전도법이 유행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고구마를 찔때 ....

익었나 안 익었나  계속 찔러보듯이 ...

전도할때도  상대방이 교회에 나오겠다고 할때까지

계속 찔러보아야 한다는...  고구마 전도법  ~ !!

 

친정에  아버지가 농사를 짓는데  고구마를 심어놓긴했는데

고구마를 캘 사람이 없어서 ... 그냥 밭에서 방치하고 있다는 얘길 듣고

딸들이 시간을 내어  캐러 간 적이 있습니다.

 

농사일이 서투른 지라.... 오후내내  캤는데도  다 캐지 못했고  서너 고랑을 남겨두고 올라왔습니다.

아버지가 연세가 많다보니 ...

어떤 고랑은 거름을 너무 많이 해서  고구마가 너무 크고 ...

또 어떤 고랑은 거름을 너무 안해서  고구마가 너무 적고...

구워먹기에 딱 좋은 크기가 없는  애매모호한 고구마들 (상품가치로 보면 제로상태 ㅜㅜ )

남편에게  시골에 고구마를 다 캐지 못하고 올라왔다라는 얘길 했고

언제 또 한번 가서.. 캐 와야지  하다가   ~~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

 

남편이 전도하겠다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고구마를 그렇게 좋아한다고 합니다.

고구마를 좋아하는 친구를 전도하려면... 고구마와 관련된 일로 접근해야 한다며...

그 남겨진 고랑의 고구마를 캐러가자고 약속  했다는데 ...

서로 바쁘다 보니... 약속만 하고  ,.... 정작 캐러갈 시간을 내지 못한 상태로

한파가 몰려오고 ... ...  또 시간이 흘러가던 어느 날...

집에와 보니 .... 베란다 쪽에  두박스 쌓여있던 고구마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고구마 어디로 치웠어  ??  했더니....

그 전도할 친구에게 두 박스를 주었다는 것입니다.

한박스는 너무 큰 것이 담겨있었고  또 한박스는 너무 작은 것이 담겨있었는데  ㅋㅋ

그 어떤것  한 박스만 주기엔   미안해서  ?  두 박스를 다 주면서 ....

내가 너를 위해서  이 고구마를 캐왔으니  넌 꼭 교회에 나와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겨 주었다는 것입니다.

 

그 고구마가 어떤 고구마인가 ??

상품가치로  보면  귀할것도 없지만  ...저에겐  가격으로 정할 수 없는 것이었기에...

(87세 친정아버지와 친정 엄마의  사랑이 담겨있는 ..,,. )

두박스를 다 주었다는 말에  순간 ....  어이없었지만  ㅜㅠ

 

한 영혼이 귀하기에....

그 한 영혼이 그 고구마 먹고... 미안한 마음에라도  교회에 나올수만 있다면...

두박스 아니라  20박스인들  아까울소냐.... 했습니다.

 

우리 친정부모님의 사랑을 먹고 ? 있는  그 친구가

꼭 교회에 나오기를 기도하며...

이상은....

어이없는 고구마 전도법이었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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