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회는 어디로 가는가?

일반
작성자
윤휘종
작성일
2020-05-25 12:51
조회
1862
코로나 사태가 이미 장기화되었다. 초기엔 에볼라, 메르스처럼 한시적으로 유행하는 질병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전파력이 워낙 강하고, 변이도 심하며, 항체 생성율도 매우 떨어져 앞으로도 대유행될 가능성이 예고된다.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도 "코로나 이전 생활도 돌아갈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된 것이다. 안타깝게도 앞으로 여러 학자들이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비슷한 바이러스가 종종 유행할 것이라 예견한다. 이에 따라 우리의 생활 양식도 크게 변할 것이라 판단된다. 재택근무,  원격 수업이 확대될 것이다. 이런 영향을 교회도 피해갈 수는 없다. 이런 상황을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1. 홀로 서는 연습

두 달 넘게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니 주일이 참 평범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동안 아침 일찍 나와 저녁 늦게까지 교회에 머무르니 주일이 참 특별했다. 그러나 온라인으로 전환되니 주일도 자칫하면 평일과 다를 바가 없어지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장소나 모임이 주일을 특별하게 만들었다면, 그것은 주일을 진정으로 누리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내가 의지를 동원하고 마음을 다 잡아야 진정으로 주일다운 주일을 누릴 수 있다.  시간 자체는 평일이나 주일이나 동일하다. 그러나 주일을 평일과 다르게 만드는 것은 주님을 향한 전인격적인 마음, 갈망이다. 많은 크리스천이 주일과 평일의 괴리를 느낀다. 주일의 모습과 평일의 모습이 이중적이고 모순적일 때 자괴감을 갖는다. 코로나 사태 동안 건물이나 만남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마음을 다 잡는 연습을 해본다면, 이러한 괴리도 상당 부분 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눈에 보이는 건물이 성전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이 성전이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그동안 관습적으로 종교인처럼 교회에 나가던 나의 모습을 돌아본다. 내가 있는 곳이 처소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코로나 이후의 시대는 최소한의 모임만 열릴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는 신앙의 자기관리를 연습해야 한다. 그동안은 훈련반을 비롯한 각종 모임이 신앙의 원동력이 되었다. 물론, 체계적인 훈련반과 모임은 신앙의 성숙을 이끄는데 중요하다. 그러나 자칫하면 타성에 젖은 신앙에 빠질 위험성이 있다. 신앙의 선배들로부터 청년의 신앙은 진정한 신앙이 아니라, 결혼 이후부터가 진정한 신앙의 시작이라는 말을 종종 들었다. 직접 겪어보지 못해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스스로가 신앙심을 유지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 판단된다. 청년 때에는 많은 모임이 있다. 주일에 교회에 머무는 시간도 길다. 그러다가 결혼 이후에는 그러한 모임이 확 줄게 되니 공허함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외부의 자극, 관계의 손길에만 익숙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것이 없을지라도 말씀 앞에 나아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2. 공동체의 기본 단위, 가정

코로나는 공동체의 기본 단위가 가정이라는 것을 일깨운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을 가정을 두고 교회로 떠나왔나? 이른 아침부터 교회로 나가다가, 집에 머물면서 온라인 예배를 드리니, 그동안 가정을 돌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가정이 회복되어야 진정한 회복이 이뤄진다. 나 혼자만 교회에 나가 행복해했다는 반성을 해본다. 회복해야할 일 순위는 가정이다. 가정을 신경쓰지 않고 모임에만 힘썼던 순간이 너무나 많았다. 가정에서 인정받아야 진정한 신앙인이다. 교회에서 사랑을 말하면서 가정에서는 사랑을 실천하지 않지는 않았는가? 진정한 삶의 모습은 가정에서 나타난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가정을 회복하는 기회로 선용해야 한다. 앞모습과 뒷모습이 같기 위해서는 가정에서도 신앙인으로 살아야 한다. 가정은 고려하지 않고 교회에만 나가는 것은 종교인의 모습이다. 내 주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보일 수 있어야 한다. 몸이 교회에 있지 않을지라도, 내가 있는 현장을 성전으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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