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07(수) 새벽예배 목사님 말씀 요약

작성자
윤휘종
작성일
2021-04-07 07:19
조회
6658
2021.04.07(수) 새벽예배 목사님 말씀

본문: 사도행전 21장 27-36절

본문에서는 바울이 핍박을 받고 체포를 당하는 장면이 나타난다. 핍박을 받기 전 바울은 유대인의 결례를 행한다. 복음만이 전부였던 그가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주목할만한 일이다. 바울은 갈라디아서에서 유대인 크리스천이 선민사상을 바탕으로 이방인 크리스천을 압박하자, 복음이 변질될 것을 염려하여, 강하게 경고했었다. 어떤 것도 복음을 대체하지 못 한다고 선포한 그가 왜 공동체의 요구를 수용하는가?

왜냐하면 바울이 예루살렘 공동체의 포용력에 깊이 감동했기 때문이다. 예루살렘 공동체는 어느 공동체보다 바울의 과거를 잘 알고 있는 공동체였다. 그런 공동체가 바울을 환대한다. 자신의 과거도 용납하고 포용하는 공동체에 감명을 받아 바울은 기꺼이 그들의 요구를 수용한다.

당시 유대인 사회에서는 바울에 대한 오해가 있었다. 바로 바울이 모든 전통과 율법을 폐한다는 것이다. 율법이 구원을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고, 다만 은혜로 구원받은 자가 감사함으로 지키는 행위일 뿐이라는 바울의 이러한 메시지는 유대인들이 오해하기 쉬웠다. 그래서 이러한 오해를 종식시키고, 그들에게 모함을 당할 여지를 주지 않기 위해 바울은 결례를 지킨다.

그러나 유대인 무리들은 이미 바울에게 악감정이 있었기에 어떻게든 바울의 트집을 잡고, 선동한다. 바울이 아시아에서 회당을 중심으로 복음을 전했을 때, 바울을 핍박하던 무리들이 예루살렘까지 쫓아와 사람들을 선동하여 바울을 붙잡는다(27). 그들은 바울이 이방인 드로비모를 성전에 데리고 들어갔다고 선동한다(29). 철저한 오해다.

그들은 바울을 성전밖으로 끌고 나아간 후 죽이려 든다(30). 스데반 집사의 순교 현장과 같았을 것이다. 그 현장에서 아마도 바울은 자신이 앞장서서 죽였던 스데반의 순교를 기억했을 것이다. 스데반 집사의 순교와 지금까지 있었던 자신의 사역이 주마등처럼 스쳤을 것이다. 바울이 아마 과거를 회상하면서 다음과 같이 생각하지 않았을까? "하나님, 제가 분명 로마에 갈 것이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나요? 예루살렘에서 있을 환란이 이것이었군요. 그러나 저는 여기서 죽을 수 없습니다. 저는 반드시 로마에 가야합니다."

여기서 죽을 것이라고 체념한 바울에게 하나님의 반전이 등장한다. 바로 천부장이 나타나 바울을 체포한 것이다(31-36). 여기서 쇠사슬에 결박당한 채 바울은 로마로 끌려가게 된다. 바울은 이러한 모습으로 그토록 가기 염원했던 로마에 당도한다. 하나님의 역설이다. 바울은 패자의 모습으로 로마에 끌려가지만, 이렇게 바울을 통해 복음이 당시 전 세계의 심장인 로마에 파급되고, 로마로부터 전 세계에 복음이 확장되는 하나님의 역사가 드러난다. 그렇다. 하나님의 역사는 항상 보기 좋은 모습으로만 나타나지는 않는다. 때로는 초라할지라도, 그 이면에는 위대한 십자가의 역전이 담겨있다. 십자가에서 피흘리심으로 예수님은 세상에 패한 것으로 보였지만, 사흘만에 부활하시고 세상을 이기시며 하나님의 언약을 성취하신다.

'인생의 마지막 때에 나는 어떻게 처신할 것인가?'하며 평상시에 마음을 다 잡을 필요가 있다. 평상시에 마음을 다 잡아도 쉽지 않겠지만, 평상시에 준비해야 한다. 다음은 내 차례일 수 있다. 우리의 기도는 대부분 미래지향적이고, 바램을 이뤄달라는 내용으로 채워질 때가 많다. 그러나 현실에 부딪치는 순간에서도 성찰하고 점검하는 것 또한 진정한 기도가 될 수 있다. 멋진 현장만이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현장이 아니다. 우리가 약하다고 복음이 약한 것은 아니다. 하나님께 기도한다고 드라마틱한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기도하고 하나님을 의지하며 뚜벅 뚜벅 걸어가는 것이 하나님의 사람의 사명이다. 하나님의 역설, 하나님의 반전이 있다. 절망도 고통도 눈물도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순간이다. 신앙의 진정한 면모란 절망도 고통도 눈물도 하나님의 역사와 연결시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권능 아래에서 겸비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를 확신하는 소중한 은혜가 많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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