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 토요일 특새를 드리고

작성자
신은주
작성일
2021-04-04 20:44
조회
3890
성취하기 위하여! (마 26:54-56)

 

예수님이 겟세마네에서 군병들에 의해 체포되실 때 베드로는 칼을 빼어 예수님을 보호하려 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제재하시며 '그렇게 하면 성경이 어떻게 이루어지겠느냐'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의 언약을 실현하기 위해서 이렇게 체포되는 것임을 이야기하시는 것이다. 모든 것은 당신의 철저한 의도 아래 이루어지는 것이며, 성경을 이루기 위한 현장임을 밝히시는 것이다.

 

우리는 은혜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기에 자신의 힘으로 잘 살아왔다는 생각은 위험할 수 있다. 율법주의, 공로의식은 십자가와 원수가 된다. 십자가 사건은 나의 죄에 대한 철저한 대가지불임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십자가의 은혜가 아니면 지금까지 올 수 없기에, 자기 삶에 절망하지 않고서는 십자가의 의미에 더 깊이 다가설 수 없다. 이렇게 내 힘으로 설 수 있다는 자만과 욕망 역시 죄다. 가인의 제사는 자신의 힘으로 거둔 것으로 드린 것이었다. 아벨의 제사는 예수님게서 생명을 끊으신 것처럼 양의 생명을 끊어야만 죄가 덮임을 알려줌으로써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멀리 바라본 것이었다.

하나님께서는 구원을 성취하기 위해 아브라함을 부르셨다. 그러나 그 약속은 비단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우리를 통해 이루실 구원의 역사까지 포괄하는 것으로, 구약의 사건 하나하나가 다 하나님의 구속사를 향한 거대한 과정이었다. 가나안 정착 이후 사사시대는 사사를 통해 하나님이 통치하신다는 것을 드러내는 시대였다. '하나님이 우리의 왕이시며 주권자시다'라는 전적인 선언이 있어야 했다. 그러나 이후 왕정시대에 통치자는 자신이 통치자라는 의식으로 인해 항상 하나님과 대립각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 중 하나님을 주권자로 인정한 다윗에게 하나님께서 '너의 나라가 영원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은 하나님의 나라가 다윗을 통해 세워진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아브라함 때부터 시작된 언약이 다윗의 계보를 통해 오시는 진정한 왕에 의해 성취된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그 언약을 성취하기 위해 체포되어 고독하게 십자가로 내몰리셨다. 성경 속에 흐르는 구속사는 어떻게든 십자가와 연결된다. 예수님이 오시기 전 700년 전의 예언자 이사야는 그의 탄생을 예고했다.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사7:14) 미가서 5장 2절에는 '빵집'이라는 의미의 예수님의 탄생 장소 베들레헴이 언급된다. 구유에 누이신 아기 예수님은 그가 우리의 생명의 빵으로 오셨음을 의미한다. 예수님은 자신을 하늘로부터 내려온 빵이라 하시며 자신의 살과 피를 먹으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떡이니 사람이 이 떡을 먹으면 영생하리라 내가 줄 떡은 곧 세상의 생명을 위한 내 살이니라 하시니라"(요6:51) 구약에 나오는 광야 가운데 하늘로부터 내렸던 만나, 반석에서 터져나온 생수는 모두 하나님의 언약으로 먹고 산다는 것과 예수님의 피를 의미했던 것이다. 시편의 '내 겉옷을 나누며 속옷을 제비 뽑나이다'라는 다윗의 고백처럼 실제로 십자가 상의 예수님의 옷을 나눠갖기 위해 제비 뽑는 장면이 요한복음에 그대로 나온다. 십자가 상에서 "내가 목마르다"(요19:28)고 하신 말씀도 우리를 구원하기 위한 당신의 갈망, 하나님의 마음을 토로하는 것이었다. 가혹한 현장에서도 예수님의 고백 한 마디 한마디는 성경을 이루기 위함이 아닌 것이 없었다. "다 이루었다"(요19:30)라는 말씀은 승리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언약을 다 이루고야 마시고, 우리를 장악하던 어둠의 권세를 물리치고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주셨기 때문이다. 십자가가 주는 진정한 가치는 이후 예수님께서 부활하셔서 마침내 그 영광을 성취하셨다는 데에 있다.

 

이렇게 성경은 하나님의 구속사를 통해 하나님의 언약이 어떻게 성취되어가는 지를 보여준다. 사해사본이 발견된 쿰란에는 '당신이 여기에 있는 것도 하나님의 뜻입니다'라는 글이 적혀있다. 이렇게 내가 구원받은 것도 우연이 아닌, 하나님의 구원 계획 속에 있는 것이다. 전 우주적인 하나님의 구원 계획 속에 핵심은 '나'인 것이다. 실제로 하나님은 개인 개인에게 구속사를 적용하심으로써 당신의 존귀함을 투영시키신다. '나'를 상속자로, 왕 같은 제사장으로 세우기 위한 십자가였음을 통해 내가 어떤 존재인가를 묵상함으로써 더욱 감동으로 사는 신앙이 되길 바란다.



 

6일 간의 특별새벽기도회를 마치고 나니 마치 잘 만들어진 완성도 높은 명작 영화 시리즈를 끝까지 다 본 것만 같았다. 그렇게 성경에 나온 하나님의 구속사는, 하나님의 길고 긴 그 사랑의 스토리는 그 어떤 작품보다도 완벽하고 아주 오래전부터 계획되어 전개된 과정이라는 것이 가슴 깊이 와닿았다. 내가 그 사랑과 계획 안에 살고 있다는 것이 깊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고난주간, 다른 무엇보다도 성경에 나타난 진리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알아가고 그 사랑을 매일매일 더 깨달아갈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죽을 때까지 매일매일 깨달아도, 더 깨달아야 할 하나님의 그 사랑이 무궁무진하게 남아있고 영원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이 형용할 수 없는 감격으로 요동쳐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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