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대한민국의 위기입니다.

일반
작성자
윤휘종
작성일
2020-12-31 21:24
조회
1049
영화 매트릭스는 사람들이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일상이 사실 가상이고, 실제로는 사람들이 의식 없이 기계 속의 부품으로 갇혀있는 설정을 보여줍니다. 저는 현재의 대한민국이 유튜브라는 매트릭스에 갇혀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사인이 실시한 지난 2019년 언론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유튜브 매체는 전 국민이 두 번째로 높게 신뢰하는 매체로 뽑혔습니다. 반면에,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가짜뉴스'의 진원지로 유튜브를 1순위로 꼽았습니다. 유튜브는 신뢰의 대상이자 동시에 불신의 대상인 것입니다.  이것은 현재 국민들 가운데서 확증 편향의 문제, 그리고 이념의 양극화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왜냐하면 시사인의 조사 결과, 진보 성향의 유권자는 진보 성향의 채널을 가장 높게 신뢰하고, 보수 성향의 채널을 가장 낮게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이는 보수 성향의 유권자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자신과 같은 정치 성향의 채널은 신뢰하고, 자신의 정치 성향과 반대되는 채널은 불신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현재 대다수의 국민들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채널이 제공하는 뉴스는 진실로,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는 내용을 보도하는 뉴스는 거짓으로 여깁니다.

저는 분명 유튜브 언론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을 주로 다루는 레거시 미디어와 다르게 유튜브 언론은 '해석'을 다룹니다. 그러니까 레거시 미디어에서 직접 취재를 통해 사실을 보도한다면, 유튜브 언론은 그 사실을 바탕으로 해석을 합니다. 언론의 해석은 사안이 매우 복잡할 때, 스스로의 힘으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시민들을 위해 매우 유용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항상 이것은 '사실'이 아닌 '해석'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유튜브 언론에 빠져있는 대부분의 시민들은 자신이 보는 매체의 내용을 '해석'이 아닌, '사실'로 간주합니다.

이러한 행태는 여야를 가리지 않습니다. 여당은 자신들을 절대 , 그리고 상대방을 절대 악으로 규정합니다. 세상에 절대 선과 절대 악은 없습니다. 선하신 이는 오직 하나님 한 분이십니다. 세상의 모든 정책이란 모든 사람에게 공과가 공존하듯이,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따라서 반대편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최대한 부작용을 줄이는 쪽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집권세력은 무조건 자신들이 옳다고 여깁니다. 이는 '노무현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보수언론, 진보언론 가릴 것 없이 언록의 융단 폭격을 맞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진보적 정책은 기득권의 거센 저항을 받았고, 현실적인 선택(예를 들면, 이라크 파병)은 이상향만 추구하는 진보언론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현 여당 지지층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현 문재인 대통령에 비판을 모두 공격으로 간주하고, 상대방을 속칭 '토착왜구'로 몰아갑니다. 민주주의의 본질은 올바른 생각에 있지 않습니다. 그 누가 옳고 그름을 판단합니까? 판단하시는 분이 오직 하나님 한 분이십니다. 민주주의의 본질은 '제도' 혹은 '절차'에 있습니다. 내가 아무리 옳다고 생각하더라도, 상대방을 무시하면서 정책을 밀어부치면 안 됩니다. 그러니까 봉건사회처럼 계몽군주의 마음대로 정책을 펼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절차를 인정하고 과정이 공정했다면 결과를 승복하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그러나 현 집권 여당은 그들이 과거 민주화 투사였던 이력이 무색할 만큼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느껴집니다. 공수처 처장에 대한 야당의 비토권과 야당의 민주적 저항 장치인 필리버스터를 무력화 시켰습니다. 다른 한편 야당은 어떻습니까? 여전히 군사독재시절의 색깔론, 매카시즘을 들먹이며 상대방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비판에는 사태 자체, 정책 자체에 대한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비판이 아닌, 인신공격이 주를 이룹니다. 나라를 생각하지 않고 상대방을 무너뜨리는 데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우리는 공동체입니다. 아무리 상대방과 정치적 이념이 다를지라도 위기의 순간에는 뭉쳐야 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에 공동체 의식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시민들은 이런 이념의 양극화 속에서 주체적으로 사고하지 못하고 선동당하며 끌려다니고 있습니다. 엄밀히 말해서 그들은 '시민'이 아닌 것이죠.

저는 이러한 문제의 원인이 '지식인'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인들은 국민을 선동할 수도 있습니다. 그들이 표를 얻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듣기 좋아하는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식인(철학자)은 국민들이 듣기 좋아하는 말이 아니라, 국민들이 듣기 싫어할지라도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객관적 사실을 말해야 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을 소에 붙은 등애로 비유하며, 시민들이 싫어할지라도 그들의 지적인 자각을 위해 객관적인 조언을 하는 것을 사명으로 여기며 쓴 소리를 아까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현재 대한민국에는 바른 말을 하는 지식인들이 많지 않아보입니다.

참 답답한 상황입니다. 나라가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음 세대에게 암담한 현실을 남겨주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그 누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해결하실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밖에 계시지 않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해야합니다. 어떤 정치인도, 열강도 아닌, 하나님만을 신뢰해야 합니다. 크리스천은 세상의 구호에 선동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 앞에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시선을 주님께 두고 하나님 앞에서 울어야 합니다. 지금은 위기의 때입니다. 신년을 맞이하며 하나님 앞에서 무릎 꿇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간절히 기도함으로 나아갑시다. 크리스천이 기도해야 나라가 삽니다.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