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경회 그후

일반
작성자
임희정a
작성일
2020-11-28 11:19
조회
1053
2020년 내 삶의 화두는 용서였다. 용서는 무엇일까. 작년말 누군가 나에게 던진 질문에 어버버하고 말았는데 사경회에 제목을 보고 드디어 답을 찾는구나 싶어 너무 설레고 신났다. 기대대로 김덕신 목사님의 말씀은 정말 내게 단비와 같았다.

10년도 더 된 억울한 일이 떠오를 때마다 분노하고 힘들어하다가 용서 못하고 잊지 못해서 괴로워했는데  이건 영적 전쟁이었구나. 마귀에게 기억을 이용당했구나. 마귀에게 휘둘려 피해의식과 자기연민에 빠져 괴로워했구나 하는 깨달음이 왔다. 그리고 하나님이 그 억울함 알고 계시고 갚아주신다는 말씀이 너무 나를 신나게 했다. 내가 복수하려고 머리 쓰느라 괴로웠는데 하나님께서 하신다니.. 이 얼마나 믿고 맡길수 있는가. 복수는 하나님께 맡기고 나는 사경회 끝나고 바로 어머니께 안부 전화를 했다. 아.. 그 짧은 통화에도 욱 화가 올라왔다. 역시.. 용서는 믿음의 정상인데 이리 쉽게 될리가 없지.. 평생을 걸쳐 이뤄져야 할 일인거지.. 하며 낙심이 되었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보니 지난 날의 억울함은 해소가 된것 같은데 내가 어머니를 싫어한다는 결론에 달했다. 왜 저러실까. 원망과 한이 가득차서 만족하지 못하고 평생을 억울해 하시는 모습이 너무 보기가 싫고 대화하기가 싫었다. 내게 용서가 문제가 아니라 다른 문제가 있는 거 같았다. 순간. 어머니 모습이 내모습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저러실까 했던, 이해 못 하고 보기 싫었던 그 모습이 지금 내 모습아닌가. 억울해 하고 미워하고 정죄하고 있는 나. 소름이 돋았다. 내가 지금 용서하지 않으면 저렇게 된다고 보여주시는 것 같았다. 아이고. 하나님. 제가 죄인입니다. 회개가 절로 나왔다. 내가 지금 누굴 용서하고 자시고 할 상황이 아니었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내 자신이 나를 괴롭히는 원흉이었다.

일생을 돌아보니 참으로 많이 미워하고 용서 못 한 삶이었다. 누구든. 나 자신말고는. 그럼 그렇게 찬송하고 기도로 사랑한다고 고백했던 하나님께는 어떠했는가. 열심히 교회 나가고 성경읽고 기도하고 사랑방 예배드리고 베델한 것은... 나를 위해서 였구나. 하나님을 위해서 한 게 하나도 없었구나. 나는 이제까지 아무도 용서하지 않았으니 아무것도 하나님을 위해 한 일이 없었다. 아무것도 순종하지 않았다. 겉모습은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듯 보였으나 속은 아무것도 내어드리지 않고 내가 결정하고 내 맘대로 하고 하니님께 내 소원 들어만 달라고 떼쓰는 기도만 했던 것이다. 하나님을 위해 살고 싶다고 생각하고 바랐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바랐으나 하나님이 철저히 배제된 삶이었다.

김덕신 목사님을 통해 말씀을 깨닫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리고. 내년 사경회에는 어떤 은혜를 주실까 기대하게 됩니다. 매일 공급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삶 살길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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