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그 벚나무 아래서(원로목사님을 추모하며...)

작성자
김성아
작성일
2024-04-13 15:18
조회
223
벌써 조금 덥기까지한 4월입니다. 말랐던 땅을 뚫고 나온 민들레, 바닥에 납작 엎드려 겨울나기를 마치고 어제오늘 다르게 훌쩍 자란 쑥이며 토끼풀이며, 마른 가지에 싹이 돋더니 이내 곧 연한 잎이 나고 꽃이 피고...익숙한 매일의 산책길에서 발견하는 계절의 신비로움에 또 감탄! 위대한 자연은 이렇게 돌고 도는데 인생은?...하는 물음에 다다르는 봄날입니다.

'인생에도 봄은 옵니다' 현수막이 다시 돌아온 봄을 알리며 원로목사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듯 촉촉이 마음을 적십니다. 언제부턴가-정확히 말하자면- 22년 4월즈음부터였지요. 봄의 대명사인 벚꽃과 목사님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어버린 건, 그 아름다운 벚꽃이 흩날릴 무렵 목사님은 하늘나라로 가셨기 때문일겁니다. 코로나로 온가족이 처져있을 때였어요. 목사님이 쓰러지셨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모든 동역자들이 기도하던 그 봄날...목사님이 하나님 품에 안기신 지 벌써 2년이 되었네요. 해가 갈수록 더 생생하고 더 그리웁고 그립습니다. 20년이 지난다 해도 여전히 그리울 것입니다.

목사님이 남기신 그 따스한 행적들, 주옥 같은 말씀들, 하나님의 사람으로서의 온전한 흔적들, 기도의 뒷모습이 우리 모두가 그러하듯 저와 가정에도 한 알의 밀알로 심어지고 싹터 잎사귀 푸른 나무로 자라 열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늘 그곳에서도 저희를 보시고 잔잔히 미소지며 기뻐하시리라 믿습니다.

학익동 신동아아파트 주변길을 따라 피어난 벚꽃은 누구라도 감탄할 만큼 예쁩니다. 이 봄, 벚꽃길을 따라 산책하다 아!! 눈부시게 꽃잎 흩날리던 그날 목사님이 떠나셨지...하는, 이제는 그리움을 대신하는 꽃이 되었습니다. ~할껄,껄,껄...하는사람치고 제대로 된 사람없는데 저는 아직도 목사님 계셨을 때 이것도 할껄 저것도 할껄...하는 미련둥이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후회에 머무르지 않고, 더 기도하고 더 감사하고 더 사랑하며, 작은 헌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신앙생활하는, 주님이 기뻐하시는 자녀로 살아갈 것을 다시 또 다짐해봅니다. 성큼 걸음과 뒷모습이 닮으신 담임 목사님(많은 분들이 '요한목사님'이라 부르는 것은 아마도 친근함을 표현하는 것이겠지요)을 통해 더 굳게 말씀을 붙잡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주님나라의 백성으로서 열심히 달려가겠습니다. 더는 슬픔의 벚꽃이 아닌, 소망과 희망이 가득한  '인생의 봄'을 알리는 벚꽃으로 기억하려 합니다. 달려갈 길을 마친 후 그 어느 날 기쁨으로 만나뵙겠습니다.

그립습니다 목사님! 사랑합니다 박정식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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