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 수요일 특새를 드리고

작성자
신은주
작성일
2021-03-31 09:21
조회
1959
유월절! (출12:5-7)

 

출애굽의 역사는 구속사의 하이라이트로, 구원계획을 이루시고야 마는 하나님의 열심과 약속의 완성을 드러낸다. 아브라함에게 하셨던 약속은 아브라함 생전에는 실현되지 않았지만 하나님께서는 영원토록 그 언약을 성취해가신다. 이집트에 정착하게 된 이스라엘 민족은 세월이 지나며 그 수가 번성하자 노예의 처지에서 살게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부르셔서 그들을 출애굽시키는 과업을 감당하게 하셨다.

아브라함 때부터 주어졌던 성별 의식인 할례는 이집트에서 430년의 세월이 지나도 행해지고 있었다. 모세를 건져올린 공주 하트셉수트가 그가 히브리 아이임을 알아보게 한 이유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세를 양자로 삼은 것은 하나님의 위대한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아이가 태어난 지 8일 만에 할례를 행했다. 여기서 8일은 '새로운 생명, 탄생'을 의미한다. 예수님께서는 안식 후 첫 날, 부활하심으로 새로운 생명으로 채우셨다. 자신을 위해 생명을 끊어내신 하나님의 은혜로 산다는 할례의 모형은 아브라함 때부터 등장한 것이지만 노예 생활을 거치며 이스라엘에게 그 의미는 퇴색되어 갔다. 모든 삶의 주권이 주인에게 있을 수밖에 없는 철저한 노예로서의 삶은 이스라엘의 모든 생각과 사상, 종교까지도 이집트인처럼 만들어갔다.

그렇기에 이스라엘에게는 민족적 각성과 하나님의 주권적 역사가 필요했다. 출애굽의 과정에서 하나님이 행하신 10가지 재앙은 이집트의 신이 헛 것임을 만방에 선포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마지막 재앙은 이집트 안의 모든 장자들이 다 죽는 것이었다. 죽음을 면할 수 있는 구원 계획이 바로 유월절로서, 생명의 주권자가 하나님이심을 선포하는 것이다. 1년 된 흠 없는 어린양을 취해 그 피를 집집마다 문 설주와 인방에 발라야만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 Pass over, 유월절은 '넘어갔다'는 뜻이다. 이것은 그 누구의 혈통이나 공로, 도덕 때문도 아니며 오직 어린 양의 피 때문인 것이다. "내가 애굽 땅을 칠 때에 그 피가 너희의 거하는 집에 있어서 너희를 위하여 표적이 될찌라 내가 피를 볼 때에 너희를 넘어가리니 재앙이 너희에게 내려 멸하지 아니하리라"(출12:13) 오직 하나님의 언약, 말씀대로 행한 어린 양의 피로 인해 이스라엘에게는 구원의 날이 되었고, 이집트인에게는 심판의 날이 되었다. 예수님께서 물과 피를 다 흘리실 때 유월절이 시작되었다. 예수님은 마치 유월절 어린 양 처럼 도살되셨다. "너희는 누룩 없는 자인데 새 덩어리가 되기 위하여 묵은 누룩을 내어버리라 우리의 유월절 양 곧 그리스도께서 희생이 되셨느니라"(고전 5:7) 구약의 도처에서 십자가의 모형이 등장하는데, 유월절은 구약에 나타난 예수님에 대한 가장 선명한 예표다. 그렇기에 예수님을 믿는다는 고백은 예수님의 피흘림을 통해 죄가 덮어지고 죽음과 심판의 권세가 넘어갔다는 확신의 선언인 것이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만 죄의 권세가 넘어갈 수 있다. 베드로 전서 1장 19절은 "오직 흠 없고 점 없는 어린 양같은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 한 것이니라"라고 말한다. 세례 요한 역시 예수님을 '세상 죄를 지고 가는 어린 양'이라고 칭했다. 내가 믿는 예수님의 보혈이 나를 덮었다. 진리의 영이신 성령께서 이것이 나를 위한 사건임을 믿도록 역사하신다. 예수님의 보혈의 공로가 나를 덮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나를 의롭다 선언하셨다. 이 십자가의 은혜와 사랑을 더욱 깊이 기억하는 오늘이 되길 바란다.



 

하나님께서 참 오래도록 온 몸으로 우리를 사랑하고 계신다는 것을 말씀하셨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측량할 수도 없는 그 사랑이 이런 것인가를 세월이 갈수록 조금씩은 더 알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다. 그 사랑의 의미를 배우고 알게 된 오늘의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 지 생각하게 된다. 내 삶의 주권을 하나님께 드리며, 십자가에 대한 감사와 감격이 내 삶에서 퇴색되지 않고 시간이 갈수록 짙어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