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 금요일 특새를 드리고

작성자
신은주
작성일
2021-04-02 11:28
조회
3466
향유! (마26:6-12) 

 


  마태복음 24장에서 예수님은 말세의 징조에 대해 이야기하셨다. 25장에서 지혜로운 다섯 처녀의 비유와 달란트의 비유를 통해 각자에게 주어진 구원과 은혜에 대해 얼만큼 순복하고 응답하는 삶을 사는가가 중요함을 말씀하셨다. 26장에 들어서면 마태는 '이 말씀을 다 마치시고', '이틀을 지나면 유월절이라' 등의 표현을 통해 시간적인 측면을 의도적으로 긴급하게 설명함으로써 유월절과 예수님의 수난이 가까워옴을 드러내고 있다.


  오늘 본문인 향유 사건은 시간 상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사복음서에서 다 다루고 있다. 향유를 누가, 어떻게 부었는가에 따라 2가지 설명으로 나눌 수 있다. 마태와 마가는 예수님께서 베다니 문둥이 시몬의 집에서 식사하실 때 한 여인이 옥합을 깨뜨려 예수님의 '머리'에 부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누가와 요한은 예수님의 뒤로 와서 '발'에 깨뜨렸다고 보았다. 특히 누가는 이 여인이 "눈물로 그 발을 적시고 자기 머리털로 씻고 그 발에 입맞추고 향유를 부었다"(눅7:38)며 그 장면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다만 요한은 그 여인을 나사로의 누이 마리아로 설명하고 있다. 향유 옥합을 깨뜨린 것은 동일하지만 별 개의 두 사람의 사건으로 보는 것이 적절할 듯하다. 한 명은 일곱 귀신 들렸던 창녀 출신 막달라 마리아이고, 다른 한 명은 나사로의 누이 마리아인 것이다. 마태복음, 마가복음과 요한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이 여인의 행동을 두고 자신의 장사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당신의 십자가, 죽으심과 매칭하는 것이다.


  향유를 '머리'에 부은 것과 '발'에 부은 것의 의미를 살펴보자. '머리'에 향유를 부었다는 것은 머리에 기름부었다는 의미와 연결이 된다. 다윗이 도망자의 삶을 살 때 만났던 이방인 바르실래는 다윗을 선대하고 섬김으로써 그의 머리에 기름 부은 것과 같이 대했다. 그는 다윗을 맞이하는 것을 하나님을 맞이한다는 의미로 여기고 환대를 베풀었던 것이고, 다윗은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했다. 죄인인 여인들이 예수님의 머리에 향유를 부은 것은 예수님은 멸시와 수치, 죽음을 뒤집어쓰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환대와 베푸심에 대해 감사를 표현한다는 의미다.


  한편, 제자들이 서로 누가 더 큰 가를 두고 다툴 때 예수님은 당신이 어떻게 죽으실 것을 선언하시고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다. 발을 씻겨준다는 것은 가장 낮은 위치에서 섬긴다는 뜻이다. 예수님은 비단 제자들뿐만 아니라 악한 죄인들의 발을 닦기 위해 이 땅에 오셨다. 그렇기에 '발'에 향유를 부었다는 것은 '우리를 섬기러 오신 당신을 섬기고 싶습니다'는 표현이다. 예수님은 나를 존귀하게 세우기 위해 십자가를 감당하심으로 끝까지 섬김의 길을 가셨다. 결코 갚을 수 없는 사랑이기에 그저 감동하며, 헌신하며 사는 것이다.


  나를 존귀하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 죄인인 나를 사랑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동으로 사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 여전히 감동으로 살아야 함을 기억하자. 이것이 십자가의 의미를 아는 진정한 크리스천의 모습이다.


-------------------------------------------------------------------------------------------------------------------


나의 삶을 움직이는 동력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된다. 나의 감동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내가 움직이고 살아가는 그 이유가 나의 '무엇'에 있지 않음을, 갚을 수는 없다지만 그저 조금이라도 갚기 위한 감격과 감사에 있음을 늘 기억하고 싶다.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알아갈 수록 무엇이 되고자 하는 내 안의 나는 줄어들고 하나님의 자리로 가득 채워지기를 소망한다. 그래서 평생동안 어느 시점에 물어보아도 나를 움직이는 것은 은혜에 대한 감동이라고 고백하고 싶다.
전체 1

  • 2021-04-02 17:38

    목사님의 30분 설교의 내용과 핵심 말씀이
    정학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또 한편의 설교를 듣는 것인듯....
    은혜가 충만하게 다가옵니다.
    완전 감동 감동이네요 ㅎㅎ

    그레이스 아카데미 선생님이라면
    이정도는 기본이신거죠 ? ㅎ ㅎ

    선생님의 열정과 사랑에
    감동받으며....
    특새 내일까지 화이팅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