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

작성자
윤휘종
작성일
2021-11-09 10:57
조회
716
<장례식> -윤휘종-

장례식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그림자 없이 빛을 남길 수 없으니,
장례식에는 원수도 찾아온다.
죽음과 함께 원한을 묻는다.
죽음 앞에 인간은 겸허해진다.
다음은 내 차례이기 때문이다.
원수도 나도 결국 한 줌의 재로 돌아간다.

그런데 죽어서 본들 그게 무슨 소용일까?
어차피 장례식에 찾아올 것이라면,
살아있을 때, 한 번 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내 장례식은 살아있을 때 치르고 싶다.

죽기 전에 보고 싶다.
떠나간 사람들.

죽기 전에 듣고 싶다.
다 이해한다.
괜찮다.
용서한다.
아무 말 필요 없다.

죽기 전에 말하고 싶다.
사랑한다.
미안하다.
고맙다.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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