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모든 것이 은혜였습니다)

작성자
김성아
작성일
2024-02-29 18:17
조회
167
봄이 오는가 싶어 귀 기울이다 보니 겨울이 그리워지기도 하네요. 우리네 삶이 그렇듯 모든 것은 순간이고 지난 건 그리움인가 봅니다. 샬롬~ 저는 그레이스성서대학 1기 졸업생 김성아 집사입니다.  1년을 지나며 받은 은혜를 나누려 작은 고백을 올려볼까 합니다.

대학을 졸업한 지 33년을 훌쩍 지나 이제와 새삼 성서대학이란 것에 설렐까 민망할까 궁금했는데 이번 졸업은 제게 그 어떤 졸업보다 은혜롭고 감격의 순간이었습니다. 우리교회에 온 지 17년이 지나는 동안 사랑방도 들쭉날쭉, 주일예배만 드리며 비전홀에 먼지만 떨고 다녔던 저였습니다. 모름지기 신앙이란 '하나님과의 관계가 중요하고 나쁜 짓 안하고 살다 천국가면 되지'라며 스스로 굴레에 가두고 살았습니다. 인생 구비마다 하나님이 지켜주신 건 알지만 왜 삶이 힘겨운지, 왜 가정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지...부르짖어도 해소되지 않는 갈급함은 그렇게 영적으로 점차 오그라들며 세월가는 줄 모르고 우울감과 불안한 마음은 저를 괴롭혔습니다. 교회엔 번듯한 사람만 있고 나만 힘든 것 같았지요.

두 딸은 청년부에서 멋지게 사역을 감당하며 성숙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데 저희는 그렇게 어정쩡한 세월만 보내며 넋 놓고 살 무렵, 절묘한 하나님의 타이밍은 꺼져가는 저의 영적 심지에 사람(귀한 공동체 동역자님들)을 통해 불을 붙이셨습니다. 오래 믿었지만 '말씀'에 뿌리를 내리지 못함으로 흔들리는 영적 고뇌와 갈등이 문제라는 결론에 이르렀고 그제야 깨달았지요. 저희 가정을 위한 많은 동역자님들의 기도가 있었음을......

성서대학은 그 악명?높은 매주 말씀암송 과제(2~4개), 매학기30개 총 60개의 성경구절 암기시험, 성경1독, 2회의 독후감 등 강도 높은 커리큘럼을 알기에 망설임도 있었지만 도전~~남편을 용돈으로 꼬드겨 함께 1년의 여정길에 올랐습니다. 녹슨 두뇌를 풀가동(젊은 분들이야 어렵지 않겠지만) 걸을 때, 차탈 때, 산책할 때 등 언제 어디서나 틈나는 대로 말씀암송을 생활화해야만 했고, 쉽진 않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자 몸에 배기 시작, 희한하게도 읽고 외운 말씀이 삶에 적용되는 걸 느꼈습니다. 영적 전쟁에 힘들 때도 있었지만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그렇게 저희 부부는 감격스런 졸업을 하게 되었지요.

매시간 아주 탄탄한(저런 자료까지 준비하시다니 놀라워라 감탄) 강의 준비로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 애쓰셨던 목사님의 열정! 잠깐 보고 휙 지나갈 건데 이해를 돕기 위해 굳이 세세히 준비하신 그 철저함! 램브란트 등 유명작가의 성경이야기 관련작품도 많이 보여주시고 가장 감동의 순간은, 주님이 십자가를 지고 가시던 그 길, 바로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슬픔의 길)였습니다. 곳곳마다 배어 있는 주님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듯했고 십자가로 내 죄를 구속하신 그 사랑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고 목이 메었습니다. 십자가의 고통과 굴욕은 더이상 슬픔의 길이 아니라 산소망이요 승리의 길임에 주님을 찬양하고 감사, 순종하는 나의 삶이길 다짐한 시간이었습니다.

목사님의 진솔한 삶의 고백또한 심금을 울렸고 때론 유머와 위트를 가미, 두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게, 어렵고 복잡해 뭐가 뭔지 통 모를 성경의 맥을 명쾌하게 잡을 수 있게 도와주신 최고의 강의였습니다. 칭찬과 격려로 용기 주시던 교수님, 서로 사랑으로 보듬고 의지가 되었던 집사님들...함께여서 행복했던 시간이었음에 감사드립니다. 시월의 어느 멋진 날 체육대회라고 어린아이마냥 수양관 잔디밭을 뛰어다닌 햇살 따사롭던 그 가을날도 그립습니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오늘 말고 내일부터 하지~!" 속삭이는 '미루기 대장 사단'의 방해공작을 물리치고 저희 부부는 사랑 넘치는 성가대를 지원, 또 찬양암기와 씨름하는 매일이 되었지요. 그러나 행복합니다. 말씀외울 때 눈을 감아도 구절이 휙휙 날아다니며 아른거리더니 지금은 수시로 연습한 악보가 둥둥 떠다니고 귓전에 찬양이 들린답니다. 이게 정상인지는 모르겠습니다ㅎㅎ.이렇게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우리집의 모습입니다.  신구약을 공부하며 깨달음을 주신 확신, 진리의 말씀 안에 우리 인생의 모든 해답이 있다는 것! 하나님의 완전한 사랑, 은혜, 구원, 회복,십자가,부활,승천,재림! 다시 오실 우리 주님을 고대하는 마음으로 이제는 소망 가운데 살고자 합니다. 하나님은 제게 '필요한 아픔'을 주셨고 그것이 오히려 축복의 통로라는 걸 깨달았으니 생활 속에서 복음증거의 사명도 잊지 않아야겠지요. 삶이 녹록지만은 않겠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말씀 안에서 온전한 태도로 바라볼 것입니다.

"말씀이 우리의 힘입니다!!" 함께 외치던 비전홀의 그 시간을 기억하며 부족한 모습 이대로 주님 앞에 나아가길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기도로 함께해주신 여러 동역자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서툴고 부끄러운 고백을 마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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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29 19:13

    너무 감동적인 글입니다❤️ 글 곳곳에 기쁨과 감격이 살아 있어 큰 은혜가 됩니다. 아마 1기 졸업하신 분들이 모두 같은 마음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보석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고백을 하나님과 목사님이 얼마나 기뻐하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