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을 높여 주시려고 애쓰셨던 우리 목사님...

작성자
김정숙A
작성일
2022-12-01 14:49
조회
423
학익동에서 좀 산다는 사람들은 학익사거리 쪽에 있는

그 당시의 큰 교회에 다니고

우리 교회는 천막으로 시작한 개척교회 였기에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 가진 것 없고 많이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었기에

속에 분이 많고 작은 일에도 화가 치밀어 오르고 자기 생각이 관철되지

않으면 거친 말이 오가고 자기를 무시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목사님은 열등감을 없애고 자존감을 세워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셨죠

우리의 눈높이에 맞추어 훈련하기 시작했습니다

MT를 가면 함께 게임하고 우리 목사님 그 당시 자주 부르시던 노래

노오란 샤쓰입은 ~ 두만강 푸른물에 ~를 부르실 때에는 혁대를 풀어

노 젓는 흉내를 내시며 함께 울고 함께 웃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지금은 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겠죠 )

제자반을 인도하시면서 교양, 문화, 훈련도 함께 했고

종강 때는 백화점 뷔페 식당이나 경양식 집으로 가서 우리의 격을 높이기 위한

식사예절에 대해서도 알려주시고

영화관람, 볼링장, 스키장, 등산, 사이클까지 ...

먹고 살기 바빠서 한 번도 누려보지 못한

스포츠나 문화생활을 누리도록 하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쓰셨습니다.

스키장에서의 에피소드도 많았습니다.

 

우리는 스키복도 없어서 청바지를 입고 스키를 빌려 신고 리프트 타고 올라가서

리프트에서 내리자마다 활강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무조건 직강 ?으로 내려 꽂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저기 눈에서 나뒹굴고 스키가 벗겨지고 양쪽 그물에 박혀있는 사람들은

모두 우리 제자반 들이었습니다. ㅎㅎ

(지금 생각하면 참 아찔한 순간이기도 했지만 .... )

 

드디어 우리에게도 기적이 찾아왔습니다.

91년 1월에 목사님과 사모님이 가까운 지인이 보내주셔서 성서지리를 다녀오시게

되었고 시내산에서 이렇게 기도했다고 하시죠

“내 년 이맘때 우리 동역자들과 함께 시내산에서 당신이 받은 은혜를

같이 누리고 싶다” 고요

사모님은 불가능한 기도를 왜 하냐고 하셨다지만

 

92년 1월 1년 만에 기적이 일어나서 우리는 1기 성서지리연구를 떠날 수 있었죠

유럽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고 영국, 프랑스를 찍고

로마 이집트 이스라엘 ... 비록 두 주간의 기간이지만 목사님께서는

그 시간 동안에 우리에게 한가지라도 더 보여주고 , 더 느끼게 하시려고

얼마나 애를 쓰시는지 그 모습을 바라본 사람들은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시차 적응이 되지 않아서 버스만 타면 조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물통을 들고 다니며 깨우곤 하셨지요

우리가 이곳까지 어떻게 왔는데 하시며....버스 안에서 1분 1초도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하기위해서 중요 포인트마다 그곳의 역사와

믿음의 선진들의 이야기들을 해주셨고 보이는 모든 것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눈에

넣으라고 하셨지요.

 

누군가 목사님께 언제까지 이 일을 하실겁니까 ? 물으니

“내가 감동이 없으면, 감격이 없어지면

지금이라도 당장 그만두실 것이다 ” 라고 답하셨다고 합니다.

성서지리연구의 과정 중에 우리를 변화시킨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무엇이었나 생각해보니 ...

비록 가진 것 없고 배운 것도 없었지만

자존감을 회복하고 영적으로 성숙해져 갈 수 있었던 것은

우리들을 진정 가슴으로 사랑했던

목사님의 그 불꽃 같은 열정 때문이었으리라 생각해봅니다.

모든 동역자들의 마음이 그러하듯

저도 아쉬운 마음 가득 담고 고백합니다.

‘주님의 제자로 살아갈 수 있게 가르쳐주셔서’

너무나 고맙습니다 .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