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오후햇살
작성자
emfvnf9
작성일
2023-01-16 16:01
조회
261
지난 주 내렸던 봄비같은 겨울비가 그치며 추워진 오늘
그 추운 오늘
주일예배 안가(부끄럽지만 사실대로 씀이다-못간게 아니라 안 간) 받지못한 '존귀함을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방 속에 넣고, 가방들지 않은 다른 손엔 또 다른 사랑을 들고 순장님이 오시었다.
그리고 순장님은 가시었다.
미안하고 죄송하고 부끄럽다.
........
겨울 오후 햇살이 작은 나의 마루에 드비친다.
작은 카펫을 내가 앉을만큼 반 접어 앉아 무릎담요를 덮고는 소파에 기대어
장을 펼치었다.
우리 은혜의교회 동역자들이 누렸던 원로목사님과의 신앙여정이
이 시간 내가 누리는 겨울오후햇살처럼 따스하고 눈부시다.
춥고 길고 어두운 겨울을 견딜 수 있음은
따스한 햇살이 있음이듯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알기에
우리의 삶이 힘겹고 버거워도 소망을 품고 살아간다.
늘 '존귀한'이란 수식어를 붙여주시며
하나님의 그 사랑을 알고, 받게 해주시려
가시덤불은 먼저 헤쳐주시며
무릎으로 치열(목사님께서 자주 하시던,나의 삶에도 늘 생각하며 적용했던)하게 사신 삶.
목회자이니 당연하다 라 하기엔
'너무도' 치열하게 사시었던 목자의 삶.
박요한목사님께서 담임목사님으로 오신 얼마 후
주일.새벽예배.수요예배, 그 모든 걸 해내시는 원로목사님을 회상하시며
'아버지는 다 -그 때 박요한목사님께서 하신 표현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으나
어떻게 그 사역을 다 하시었을까 라시며 우시었던 게 생각난다.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라는 시처럼
우린, 아니 나는
목사님은 다 그래야된다 라 알았다.
다 그래야 된다 가 맞지만
그래도
원로목사님은 진정한 '좁은 길'을 골라골라 가시었음에
시간이 지날 수록
'사무치게' 그리워진다는 동역자의 고백이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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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 오전
못난 순원을 찾아와 주신 순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세상사람들에게, 동역자들에게
따뜻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사무치게' 그리워 질
삶을 살아내야 하련마는...
오늘도 부끄러운 날의 고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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