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목사님의 깜짝 선물

작성자
김상희
작성일
2023-03-12 21:11
조회
575
‘여자의 마음을 얻는 비결은 예기치 못한 때에 뜻밖의 선물을 주는 것이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과장과 허장성세가 난무하는 시기라 그런지, 웬만한 애정 공세와 예정된 선물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가끔 삶 속에서 만나는 서프라이즈 파티는 소소한 즐거움을 넘어 깊은 감동과 울림을 주기도 합니다. 하나님과 저 자신과의 약속을 실천으로 옮기려는 부담감과 직장에서도 게으름을 피워서는 안 된다는 책임감으로 인해 결국 잠을 희생해야 했기에 요즘 수면 부족으로 시달렸습니다. 토요일에는 하지 않아도 될 일을 구상하고 계획하며 고군분투했습니다. 왜 하나님은 안 해도 될 일을 하라는 생각을 주시고, 나는 왜 능력도 안 되면서 잘하려고 잠을 줄이며 안간힘을 쓰는지 섭섭한 마음을 일기장에 달래며 늦게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니 9시 예배에는 늦을 것 같아 게으른 자신에게 자책이 찾아들었습니다. 워낙 잠이 많은 저라서 혹시나 그사이에 내가 영적으로 느슨해진 것 같아 부끄러웠습니다. 결국 11시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지하통로를 지나가는데 예배 안내하시는 분들이 유난히 생기있고 활기차 보였습니다. 계단을 올라갔는데 엘리베이터에서 제 이름을 부르시는 여리 권사님의 목소리도 청명하시고 외모도 더 빛나 보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해란 권사님께서 오늘 요한 목사님이 송도 예배당에 오신다고 전해 주셨습니다. 기쁨의 전령사인 해란 권사님과 자리 안내를 맡으신 분의 귀띔이 없었다면 기도하고 눈을 떴을 때, 저는 놀라서 소리 질렀을지도 모릅니다. 성경의 완전 수인 7과 송도 예배당의 7돌을 기억하시어 깜짝 선물을 주신 목사님 덕에 오늘 11시 송도 예배당은 들뜬 기운이 가득했을 듯 합니다. (위 분위기는 저의 착각일 수도)

작년 2월에 저희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남자 형제 많은 집의 외동딸이라서 아버지는 주말마다 제가 오기를 기다리셨으나 바빠서 찾아뵙지도 못하고 많은 불효를 저지른지라 눈물로 일 년을 보낸 듯합니다. 3월 10일에 유튜브를 켰는데 원로 목사님이 나오지 않으셨습니다. 그 후로 예배당은 항상 눈물바다였습니다. 요한 목사님이 투표 전에 처음 송도 예배당에 오셔서 기도하셨을 때 ‘원하지 않았으나 이 자리에 오게 됨’ 등의 말씀을 하시면서 목소리가 잠겨 있었고 얼굴도 너무 슬퍼 보였습니다. 처음 기도하실 때 이래로, 환하신 목사님 얼굴을 뵐 때도, 시도 때도 없이 흘렸던 그 눈물이 저의 아버지를 생각함인지 목사님의 아픔 때문인지 구분이 안 됩니다. 역지사지와 이심전심의 심리 기제를 통해 목사님 말씀을 날마다 사모하게 하시어 하나님과 때늦은 첫사랑을 시작하게 되지 않았나 합니다.

목사님의 깜짝 선물로 인해, 토요일 밤 저의 고민과 섭섭함에 답을 얻었고, 영혼에 단비가 내려 육체의 피곤함을 잊었던 하루였습니다. ‘언제 제가 자비를 베풀었는지’ 기억도 못 한 채 무의식적으로 자비의 열매를 맺으라고 하십니다. 성령의 열매 5번째 자리에 위치하는 ‘자비’가 무엇인지 선한 사마리아인의 5가지 구체적 행위를 통해 잘 알게 되었습니다. 마틴 루터의 고백처럼 이웃에게 필요하고, 유익하고 이로운 것만 줄 수 있으려면 의도적으로 선택의 행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라고 하십니다. 내적인 내용인 ‘평강과 오래참음’과 달리 구체적 실천이 따라야 하기에 마음의 부담이 됩니다. 그럼에도 이웃에 대한 불쌍한 마음이 찾아들 때 자비를 베풀라는 시그널로 잘 인지하며 제가 가진 작은 달란트, 시간, 물질을 나누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늦잠으로 9시 예배를 놓쳐서 부끄러움과 자책이 가득했던 저에게 센스 있는 깜짝 선물을 주시며 자비를 베푸시는 Hesed의 하나님, 목사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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