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장보다 먼저 심방하신 목사님

작성자
정선희
작성일
2023-03-06 18:35
조회
649
사랑방 방학 기간 동안,

숙제처럼 미루었던 뒤늦은 심방을 하고 있었습니다.

전화와 카톡을 해도 연락이 닿지 않았던 순원과 통화를 하게 되었고

순원은 저의 미팅요청에 순순히 만나 주겠다고 하여 밥을 먹게 되었습니다.

전화번호 스펨처리 안 해줘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다과까지 나누던 중 순원의 고백을 듣게 되었습니다.

삶이 녹녹치 않았던 순원은 아이의 학원비를 벌어야 했기에  투잡으로 편의점에서 금요일과 토요일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기간 예배당에 갈 수 없을 때에도 유투브를 통해 목사님의 설교를 잊지 않았고

그 힘으로 어려운 삶을 잘 살아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목사님의 쓰러지심과 소천 소식을 듣게 되었고,

왜 그랬는지는 몰라도 그 때부터 순장의 연락도 받지 않고

대면 예배는 물론 유투브로도 예배를 드리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수 개월을 지낸 어느 날,

여느 때와 다름없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때.....

삼각김밥 3개를 계산하는 낯익은 손님 보게 되었고  분명히 어디선가 많이 봤는데....

키가 크고 마르고...어디서 봤지?

손님은 계산하고 가셨는데도 너무 궁금하여 한참을 생각했고,

그러다 퍼뜩 유투브를 켜고 우리 목사님인 것을  확인하는 순간 눈물이 왈칵 났다고 합니다.

자신이 교회와 단절하고 예배도 드리지 않고 있을 때 목사님이 편의점으로 찾아오셨던 겁니다.

목사님의 방문은 자신에게는 다시 돌아오라는 메시지와 같았고, 지난 날 예배 없이 지냈던 날들은

오히려 너무 고단했다고 합니다.....

 

우리 순원에게는 목사님의 삼각 김밥은  베드로의 닭 울음 같았을 겁니다.

요즘  많이 우울했던 제게도 사이다 같은 순원의 고백이었습니다.

순장이 순원을 살리고 순원이 순장을 살리는 평신도들의 삶.. 늘 그렇게 살라고 말씀하셨는데...

원로목사님 소천 1주기를 앞둔 약간 슬픈 봄...

순원과 따뜻한 식사를 했습니다.

아~ 우리 순원은요

사랑방예배와 주일예배를  약속했습니다~^^
전체 1

  • 2023-03-09 07:35

    약간 슬픈 봄..... ㅜㅜ
    맞아요
    우리들에게 작년 봄은
    너무 춥고 ....
    너무 아프고 ....
    너무 힘들었던 봄이었지요 ㅠㅠ

    이 봄에. 그 벚꽃의 흩날림을
    어찌 볼 수 있을지 ....
    벌써부터 걱정이지만....

    사랑방예배와 주일예배를 약속한
    순원때문에 엄청 행복해서
    글까지 남긴 ㅋㅋ 우리 순장님의
    한영혼을 향한 열정이
    오롯이 전해지는 글 ~^^
    정말 아침을 행복하게 합니다

    오늘 하루도
    가장 행복하고 가장 기쁜날 되시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