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큰 나무' 같은 분이셨습니다. ㅡ 오생락목사

작성자
기자부
작성일
2023-04-14 12:46
조회
479


<당신은 ‘큰 나무’같은 분이셨습니다>
  • 윤슬 박정식 목사님 1주기 추모예배 조사(오생락 목사)
그 날은, 우리 모두의 가슴이 슬픔으로 무너졌던 그 날은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막 끝난 바로 다음 날이었습니다.

갑작스럽게 날아든 비보에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목사님이 쓰러지셨다니,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소식이었고, 도저히 믿고 싶지 않은 소식이었습니다.

예수님을 닮기 위해 평생 몸부림치며 살아오셨던 목사님이 왜 쓰러지셔야만 했는지,

누구보다도 예수님의 신실한 제자가 되기 원하셨던 목사님이십니다.

은혜의 공동체를 한국교회에서 가장 건강하고 성숙한 공동체로 세우셨던 목사님이십니다.

그런 목사님이 왜 다시 일어나지 못하신 채 그토록 빨리 주님 품에 안기셔야만 했는지,

왜 하나님은 한달여 동안 눈물로 드린 우리 모두의 기도를 외면하셨는지,

1년 전 그 날도, 그리고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알지 못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안다고, 잘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믿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의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의 생각보다 높다”(이사야 55:9)고 하신 말씀 또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머리로 아는 것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 사이에 이토록 큰 간격이 있다는 사실을 예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박 목사님!

당신은 큰 나무같은 분이셨습니다.

목회를 하다가 피곤하고 힘들 땐 언제라도 달려가 기대고 싶은 분이셨습니다.

칼넷에 갈 때마다 밝고 따뜻한 미소로 맞아주셨던 그리운 그 모습을 언제 다시 뵐 수 있을까요?

박연주 사모님과 손을 꼭잡고 걸어가시는 모습이 얼마나 멋지고 아름답고 듬직했는지 모른답니다.

2021년 9월, <디사이플 목회아카데미(DPA)>에 오셔서 강의를 해 주셨을 때가 많이 생각납니다. ‘동역자’라는 주제로 열정을 다해 강의를 해 주셨지요. 뿐만 아니라 디사이플 목회아카데미(DPA) 사역을 격려하시며, 많은 액수의 선교비를 전달해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박 목사님!

어쩌면 그리도 변함없이 인자하고 따뜻할 수 있으셨습니까?

어떻게 그토록 한결같은 사랑을 베푸실 수 있으셨습니까?

어떻게 그렇게 이름없이 빛도 없이 섬기실 수 있으셨습니까?

어쩌면 그렇게 겸손하고 진실할 수 있으셨습니까?

생전에 묻지 못했던 궁금한 것들을 이제야 여쭤봅니다.

그렇게 예수님 닮은 삶을 사시느라, 그렇게 희생과 눈물로 교회를 섬기시느라 정작 자신의 몸과 마음은 돌보지 못하신 것은 아닌지 우리는 그저 죄송하고 안타까운 마음 뿐입니다.

목사님!

자식은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는 말이 있지요.

은혜의 공동체는 목사님이 앞서 걸으셨던 그 길, 목사님이 앞서 보여주셨던 그 삶을 보며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사모님과 자녀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들 역시 아직은 여전히 슬픔의 무게가 감당할 수 없을만큼 크시겠지만, 천국에서 다시 만날 날을 소망하며 잘 이겨내시리라 믿습니다.

목사님!

주님 품이 참 좋으시죠? 언젠가 저도 주님 품에 안기는 날, 그 때 다시한번 그 밝고 따뜻한 미소를 보여주세요.

평소 불러보고 싶었던 호칭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용하렵니다.

“형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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